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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예술 분류법 : 제6의 예술(le sixième art) - 무용, 연극 등의 공연 예술(performing arts)

by 헌찬 2024.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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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예술 분류법에 따르면, 제 6의 예술은 무용, 연극 등의 '공연 예술'이다.

 

우선 무용부터 알아보자. 

일반적인 춤이라는 개념과는 다르게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순수예술적인 춤을 일컫는 말을 의미한다. 무용을 큰 의미로 정의하자면 표현 하고자 하는 바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다른 예로는 도예는 흙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배우는 연기로 본인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한국에선 다양한 무용 장르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용'이라 하면 발레부터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틀린 말이 아닌 게, 발레가 무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즉, 무용은 여러 장르의 춤을 아우르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발레와 무용이 동의어로 사용되진 않는다.

무용 전공자가 아닌 이상, 발레와 무용이 무엇이 다른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무용 관련 단체 또는 여러 관계자가 한국무용을 대중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대개 일반 사람들이 무용이라는 단어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당연한 실정이다. 

무용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무용이 무엇인지에 관해 물어보면, 이를 자신 있게 설명하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용은 단순히 말로 설명하기에는 상당히 복합적인 행위여서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단어의 정의를 살펴보면 '무용'과 '춤'은 'Dance'로 동일하게 해석되며, 발레는 Ballet, 한국무용은 Korean dance, 현대무용은 Modern dance로 표기된다.

이렇듯 한국에서는 춤과 무용은 영어로는 dance로 똑같이 해석되나, 엄연히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는 한자어로 된 표현을 선호하다 보니, 춤이라는 단어보다는 무용이라는 단어가 보다 고전적인 느낌으로 해석되고, 이런 단어의 특징 때문에 클래식한 분야로 인식된다. 발레는 서양의 고전무용 중 하나이고, 현대무용은 기존 발레의 유미주의(aestheticism)나 형식주의(formalism)에 반발한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이 창시한 춤이다.

따라서 무용과 춤이 이렇게 다른 항목으로 분리되어 있는 건 옳지 않지만, 엄연히 분위기가 다른 데다가 통상적인 춤에 가까운 무용이라고 해봐야 '현대무용'밖에 없으며, 애초에 무용이라는 춤과 통상적인 춤의 이미지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같은 dance이지만 별개의 분야로 분류된다.

발레와 현대무용 이외에도, 한국무용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쓰면서 굳이 무용과 한국무용을 다르게 지칭하는 이유는, 서양 문화가 유입되면서 예술 분야의 개념어 정립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음악대학 내에 서양음악(피아노 등)과 동양음악(국악 등)이 분리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연극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람들이 직접 보는 앞에서 배우들이 어떤 이야기를 연기하는 것을 뜻하며, 이야기를 소재로 한 문화 예술 중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현대에 와선 이 분야에 뜻이 있는 사람이나 혹은 마니아들이나 즐기고 보는 분야였지만 2000년대 이후 관객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일부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도 많다. 그렇지만 스타 유입을 통한 관객몰이 작품의 경우, 해당 인물이 출연하는 회차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다른 회차는 여전히 객석의 반도 차지 않는 등, 회의론 역시 팽배한 실정이다. 그리고 관람료가 영화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긴 하지만 미성년자, 대학생, 청년의 경우에는 할인 혜택이 많기 때문에 보통 1만원대에 관람이 가능하다. 영화 중 일부는 3D나 4D, iMAX등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간 편이라 오히려 연극과 영화의 가격이 역전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보는 사람만 보는 분야이다. 대사와 연기를 무대에서 직접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연극의 특성상 발성과 표정, 몸짓 등이 일반 영화나 드라마와 달라 이러한 영상 매체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연극 특유의 연기가 과장되고 낯설게 느껴져서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90년대 이후에는 일상과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대세를 이루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은 한 번쯤은 연극 무대의 경험이 있다. 유명 영화배우나 드라마 배우 중 연극 배우 출신인 경우도 있다. 유해진이나 박해일이 연극 배우로 시작해서 유명한 영화배우가 된 케이스이다.

연극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일반 연극, 오페라, 뮤지컬이 있다. 다만 오페라와 뮤지컬은 사실상 아예 연극(play)과는 다른 장르로 보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있다.

일반 연극은 일반 대사로만 이루어진 연극이며, 뮤지컬은 일반 대사와 노래가 합쳐진 연극이다. 판소리와는 차이점도 많지만 공통점도 많다. 판소리는 일인극 혹은 일부 소수를 활용한 연극에 한정되어 있는 특징이 있고, 오페라는 판소리에 비하면 인원도 훨씬 많은 편이다. 판소리는 국내 악기를 극 중에서 사용한다. 하지만 오페라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같은 서양 현악기가 쓰인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대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장르로 보이지만,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는 일반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그 콘서트나 코미디빅리그와 같이 연극 형식을 취한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개그 콘서트, 코미디빅리그 역시 연극 예술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극문화 그 자체가 개그 문화로 승계되었다고 봐도 이견이 없는 상황인데, 실제로 저런 프로그램에 나온 코미디언 중에서는 정극 배우를 준비하다가 코미디언이 된 경우도 많고, 반대로 코미디언이 정극 배우로 전업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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